사랑하는 부인,
새라에게 마지막으로 써준 편지가 청혼을 하는 내용이었는데 어느덧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우리에게 참 많은 일이 생겼네요. 둘이 함께한 시간도 충분히 너무 좋았지만 태은이와 함께 셋이 있는 지금도 더할 나위 없이 즐겁고 행복합니다.
새라는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겨서 어떤 것들이 바뀌었나요? 나는 늘 현재와 순간만을 살던 삶이 뭔가 미래지향적이고 긴 안목으로 바뀐거 같아요. 뭐든 지금을 위해서 생각하고 행동하던 것들이 우리의 노년과 태은이의 성장 후를 위하게 되었다고 할까나? ㅋㅋㅋ 이런 것들이 어른이 되고 철이 드는 걸까요?? 철들면 늙는다는데.. 그래서 최근 흰머리가 많이 났나;;;; ㅠㅠ
새라도 엄마가 되는게 두렵고 무서웠겠죠? 나도 사실 아빠라는 새로운 환경이 겁도나고 걱정이 많이되었습니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너무 힘들지는 않을까? 뭐 이런 걱정이죠. 아직 이런 걱정이 완전히 사라진것도 아니고 여전히 엄청나게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함께하면서 뭔가 잘 알 수 없는 끈끈함 같은게 생겨나는 거 같아서 신기하고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100으로 시작하는게 아니라 0에서 점점 차오르는 것 같아요. 이런 신기한 경험이 나쁘지는 않네요. 다만 걱정은 새라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너무 많이 힘들지 않을까 입니다. 얼마전에 유부선배의 말이 육아를 할 때는 최대한 주변의 모든 리소스를 활용해댜 한다고 하던데 활용할 리소스가 많지 않아서 좀 아쉽네요. ㅋ 무튼 늘 말하지만 새라가 있어야 나도 있고 태은이도 있습니다.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무리하지 말고 조금 편하게 내려 놓을 수 있는건 내려 놓으면 좋을 것 같아요.
줄이며 다시한번 `나의 부인으로 함께 해준 2년 너무 고맙고 행복합니다. 살면서 늘 즐겁고 편하지만은 않겠지만 새라와 함께 한다면 뭐든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20년 40년 늘 곁에서 힘이되고 든든한 남편 그리고 아내로 함께해요. 사랑합니다.
2주년 결혼기념일 세원